강대국과 약소국의 구분은 우연한 지리적 환경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총.균.쇠 - 제러드 다이아몬드
개인의 노력만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사회적, 물질적 성공을 이룰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지금의 강대국과 약소국의 차이는 국민들의 유전적 문화적 형질의 결과인가? 세계의 부는 어떻게 역사적으로 편중되어왔는지 뉴기니의 젊은 정치가 얄리의 질문으로부터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서사는 시작된다. 결론은 지리적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유리한 작물화, 가축화를 통한 잉여생산물로 서구열강은 부를 축적하게 되고 그것이 오늘날 강대국과 약소국을 가르는 발판이 되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의 동서축 방향, 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륙의 남북축 방향은 가축화, 작물화의 지리환경적 중심축이었다. 가축화, 작물화는 위도가 비슷한 동서축으로의 확대가 계절, 기온, 낮의 길이 등의 유사점들로 유라시아지역이 효용성이 높았다. 그 결과 사회전반에 생산인구 외 정치, 문화적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고 조밀한 도시국가들 사이의 경쟁이 문물교류도 활발하게 만들었다.
각 나라의 운명을 바꾸게 된 무기,병균,강철의 출현은 일찍이 성공한 작물화, 가축화의 영향이 지대했다. 우연한 지리적 혜택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농업혁명하면 밀.보리를 주로 생각하게 되는데 작물화에 성공하기 위해 수 많은 시도와 실패가 있었다는 사실. 45kg이상의 대형 포유류중 소, 돼지, 양, 염소 등을 포함 어떻게 14종만이 유라시아 지역에서 가축화에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야생의 콩은 콩깍지가 터져 땅에 떨어지는 것이 번식에 유리하다. 반대로 인간들이 작물화하기 위해서는 터진 콩깍지는 효용성 면에서 떨어진다. 즉 야생에서 불리한 점이 작물화에서는 유리한 요소가 된다. 효율적으로 먹이가 가능한 초식, 잡식성, 빠른 성장속도, 우리생활내 번식가능성. 온순한 성격 등 가축화에도 필요한 요소들이 있다.
제목이 책 판매에 커다란 공헌을 했을거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에게는 딱딱하고 아주 생경한, 영 끌리지 않는 제목이었다. 그렇지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에게 영감을 준 책. 사피엔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에 당연히 호기심이 생겼다. 상세한 기술 덕분에 풍부한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고 매 장마다 친절하게 정리를 해 주니 주제의 흐름을 놓칠 수 없으나 지루한 감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주된 이야기 흐름속 주변부 이야기에서도 재미와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왓슨의 증기기관, 에디슨의 전구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계를 바꾸었던 발명은 결코 어느 한 천재의 빛나는 능력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재미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전의 누적된 여러 시도들이 우연히 능력있는 한 사람의 개량으로 획기적 산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님이 이 세상에 창조란 무에서 유가 아닌 편집이다라고 했는데 딱 맞는 말이다. 현재에 더욱 실감하는 말이지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가 아니라 발명이 필요의 어머니라는 말도 역사속에서 증명된다. 에디슨의 축음기는 처음 10가지 용도에 음악재생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능이지만 후에 주요기능으로 바뀐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리 환경적인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빌 게이츠의 경우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유복한 환경에서 사립학교에 다니며 당시 대학에서도 어려운 최신 컴퓨터 클럽에서 활동하는 등 환경적 혜택을 받았다. 물론 그의 재능과 이 책으로 유명해진 1만시간의 법칙을 충실히 이행한 노력이 있었음은 당연하다. 다이아몬드 교수도 국가 자체의 역량 즉 국민들의 창의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창의성, 역량 등이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이 바로 지리적, 환경적 혜택에 있었다. 역사는 인문학으로 분류된다. 총.균.쇠는 세계적 부의 집중의 역사를 살펴보며 정치과학, 사회과학의 용어처럼 역사과학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단순히 문자기록에 의지하지 않는 발굴, 탐사, 연구, 실험 등의 과학적 방법을 이용해 수렵채집시기부터 농업으로 잉여생산물이 생기며 나타난 문명의 탄생을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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