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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비합리적인 내 삶의 방식에서 행복의 경제성을 생각해보다.


  교보문고에서 가볍기도 하고 가성비 괜찮은 듯 하여 구입한 우양산이 실용적이지 않아 교환하려 집을 나섰다.  어제는 태풍불 듯 엄청난 바람에 간간이 내리는 빗줄기에 예측불허 날씨였는데 오늘 하늘도 깨끗하고 햇빛도 쨍쨍하다.  뜨끈한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간다.  한여름의 더위와는 분명 다르다.  그래도 덥다.  택시를 탔다.  일만 사천원 주고 구입한 우양산을 교환 또는 환불하러 가는데 택시비가 5,900원 나왔다.  시간과 돈 나는 효율적인 상업활동을 하는 것인가.  버스로는 빙 돌아 30분 넘게 걸리고 버스 또한 15분은 기다려야 하니 택시이용으로 30분 절약했다. 


  일단 요즘 출판사의 평만 보고 덜컹 독서모임에 추천하고 읽고 있느라 고생중인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를 문고내 까페에서 펼쳤다.  일반적인 과학역사가 아닌 실험과 장치의 과학사라 다소 어려워 집에서도 자주 졸곤 했다.  장소를 바꾸어 백색소음을 배경으로 읽어본다.  한 시간여 아인슈타인의 베른 특허국 근무시절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고 나서 우양산을 환불했다.  10여년만에 여행을 하리라는 다짐으로 설렘으로 여행서적을 훑어보다 문고를 나왔다.  문고가 백화점내에 있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주황색을 좋아하다 보니 옷이든 가방이든 문구이든 주황색만 보면 눈길이 간다.  내가 좋아하게 된 꽃 능소화도 주황색이다.  작년부터 침실 오렌지색 벽지처럼 오렌지 색 침구를 구입하고 싶었다.  내려가는 길 오렌지 이불이 눈에 띈다.  마침 50% 행사중이란다.  이월상품이겠지.  회색과 오렌지의 조합 내가 원하던 침구이다. 당장 구입했다.


  소비가 미덕이라 외치는 백화점에서 나는 화답했다.  불과 두시간여전 택시비로 효율성에 대해 생각하던 내가 돈이라는 경제적 비용에서는 확실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가 되어버렸다.  시간까지.  시간이 돈이라는 근대의 가치아래에서 나는 둘 다 원래 의도했던 바를 훨씬 넘어서는 비용을 지불했다.  그래도 오전과 달리 집으로 버스 타고 걸어오는 길 나는 행복했다.  힘겹게 읽히던 책 내용이 조금은 번잡한 서점안에서 비교적 잘 읽혔고 늘 생각해오던 오렌지색 침구를 구입했으니..  모레 독서모임인데 종일 읽으려던 책을 끝내려면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