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는, 비록 의도한 일은 아니었지만 지구적 혼란을 초래해 스스로의 안녕을 위협해왔다 ~ 우리가 많은 문제와 과제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대단히 낙관적이다 ~ 우리의 실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우리의 재능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5쪽)
이론이 아닌 발로 취재한 경험이 가득한 저자의 생각이 방대한 내용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자연을 망친 인간의 오만함을 비판하고 자연의 정상화를 위해 우리의 의무를 강조하는 책들이 많다. 그런 책들을 읽노라면 한없는 죄책감과 함께 기술문영은 진보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이앤 애커먼은 다르다.
위의 문장들에서 보듯 우리의 책임을 거론하지만 그녀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자연을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해법인가? 지금의 자연은 과연 예전 그대로의 자연인가? 과학기술문명이 발전하기 전부터 오랜 세월동안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자연에 개입해 왔다. 멸종된 동.식물들이 있는 한편 인간과 공생하며 멸종의 위기를 벗어나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삶을 유지하는 개체들도 있다.
1,2,3부는 저자의 발로 뛴 경험이 오롯이 전해지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해결방안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조해 내는 연구들과 디자이너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4부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육안으로 보지 못하는 미시세계에서의 우리의 감각들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에 초점이 맞춰지는 즈음 종과 종간 인터넷이라는 주제 부분이 새로운 시야를 선사해 준다. 5부는 유례없는 빠른 과학기술의 변화속에서 우리 몸과 본성은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5부를 읽으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떠오른다. 도킨스는 우리 인간은 단지 유전자를 전달하는 기계라고 주장했는데 5부 '나의 창조자, 이 미쳐 날뛰는 분자를 만나보시죠'의 부제가 붙은 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유전자가 아닌 미생물이 우리를 움직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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