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삶의 축약. 오늘 하루
줌마시민
2019. 11. 11. 09:48
오랜만에 과천 책방으로 가는 길을 자전거를 이용했다. 길가로 주택이나 상가가 아닌 바날하우스와 풀로 우거긴 야산이기에 8차선 도로옆 인도는 인적이 드물다. 속도를 내지르는 차량들의 굉음을 귀로 부딪히며 천천히 걷는 기쁨을 느끼기는 힘들다. 인덕원역 사거리에서 대로를 건넜어야 할 것을 잊어버렸다. 오르막길을 일반자전거로, 허벅지 힘을 제대로 쓸 줄도 모르면서 오르자니 등줄기가 축축해짐을 느낀다. 풀숲 우거진 야산과 비닐하우스 촌들은 대규모 아파트와 지식센터 건설예정으로 알루미늄 패널로 담장이 둘러쳐져있다. 더더욱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인지 보도블럭들이 중간 중간 빠져 있고 인도가 차량도로와 만나는 지점에 단차가 큰 곳들이 종종 있다.
힘차게 패달을 돌리며 가다보니 건너야 하는데 횡단보도가 안보인다. 일방도로로 쭈욱 갈 수 밖에 없다. 되돌아 오든 다른 방향을 알아보든 조금 더 가서 건널 곳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올라온 길을 되돌아 가자. 거의 출발점 가까운 역쪽으로 울퉁불퉁 올라온 길은 좀 수월하게, 내려온 길은 땀방울을 뽑아가며 돌아간다. 에잇! 가지 말까. 커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의 입맛에 잘 맞는 부드러운 커피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책이 있는 공간, 책을 파는 공간, 그 공간에 어우러지는 가사없는 음악까지. 책을 읽으러 종종 나는 방문한다. 가던 길 그냥 돌아가긴 싫다. 패달을 가던 방향대로 밀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