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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피하기 위해 수그리던 고개는 이제 하늘을 향해 위로 위로..

아침 저녁나절 서늘한 바람이 잠자리 이불을 당기게 만들고 창문틈을 살피게 하는 계절. 클로드 모네의 그림같은 청명한 하늘은 앞으로 아래로 향하던 머리를 뒤로 연신 젖히게 만든다. 설레면서도 쓸쓸한, 그야말로 화창한 나날들의 연속이다. 이러한 날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바람을, 햇빛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이유가 충분하리라. 다만 추석 전부터 경주의 강한 지진과 여진의 반복이 이제 우리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기에 걱정스럽다. 삶은 유동.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연속.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독서후기를 계속 미뤄왔다. 1부,2부는 충분히 흥미롭게 읽었는데 3부는 어렵다. 완전히 이해하고 하나의 완성된 후기를 쓰고 싶지만 무리겠다. 반쯤 이해한 상태의 글을 써야겠다. 요즘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김상욱의 <과학공부>, 정여울의 <공부할 권리>, 박웅현의 <다시, 책은 도끼다>, 케이트 로이프의 <바이올렛 아워> 그리고 독서모임 책 레이몬드 카버의 <대성당>을 뒤죽 박죽 읽고 있다. 하루에 대여섯번씩 찾아오는 안구건조증의 통증과 이물감 등만 없다면 노안의 징후쯤은 가볍게 넘기면서 활자를 좀 더 편히 볼 수 있으련만.. 10여차례의 포도막염의 후유증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이 아쉽다. 맘의 여유를 육체의 컨디션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